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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여행/해외여행

[마카오#20] 도보여행 둘째날 두번째 불운 or 행운~

by e마루 2012. 3. 27.
큰람통 사원 관람을 마치고 나오니 12시 50분쯤...1시가 가까워 왔습니다.

늦게 일어나 아침도 못 먹고, 무거운 몸을 이끌고 기아등대까지 등산(?)에... 길을 잘못들어 원래 계획했던 곳이 아닌 큰람통 사원까지 관광을 마치고 나니...
배에서 밥을 넣지 않으면 파업을 하겠다고 마구 울부짖는 소리가...ㅡㅡ;;;

마카오에서 가장 큰 사찰이니 당연히 사찰 앞에 음식점 한두개는 있을 줄 알았는데... 없습니다 ㅡㅜ

사람 사는 곳에 식당이 없다는 것은 말이 안되니, 다음 목적지로 삼은 몽하요새로 향했습니다.
걷다 보면 어딘가 식당이 있겠지 하는 생각이었죠.

도보여행을 하면서 무척이나 의지하게 된 지도어플을 켰습니다. 도보여행이니 당연히 위성지도가 아닌 도로표시가 잘 된 지도만 저장해 왔는데...

지도상에 몽하요새를 표시해 왔는데... 문제는 산위에 몽하요새 표시는 있는데 산을 올라갈 수 있는 길이 표시가 안되어 있었습니다. 

피곤하고, 배고픈 상태에서 조그만 스마트폰의 지도를 보고, 파란색 화살표쪽에 입구가 있을꺼라고 막연히 생각하면서 쿤람사원에서 그냥 직진을 했습니다.
몽하요새로 가기 위해서는 중간에 분홍색 길로 들어가야만 했는데 말이죠. 오늘의 두번째 불운이었죠.

몽하요새로 빠져야 할 길을 지나면서 사진만...ㅡㅜ
관광지면 표지판이라도 좀 세워두었으면 좋았을 텐데... 몽하요새 가는길이라는 것을 전혀 알 수 없는 그냥 길...

이때만 해도 지도상의 파란색 화살표 지점쯤에 분명히 몽하요새로 올라갈 수 있는 길이 있으리라 생각했기 때문에 표지판을 못봤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조금 걷다 보니 쿤람사원 정문과 비슷한 정문의 사찰이 눈에 들어 옵니다.

쿤람사원과 정문은 무척 비슷하지만, 1채로 구성된 조그마한 사원이엇습니다.
유명관광지는 아닌 듯 하고, 마카오 현지인들이 찾는 동네의 조그만 사찰 같이 보였습니다. 그냥 지나칠수는 없어 안으로 들어가 봤습니다.

한문을 모르는 저도 읽을법한 무척이나 쉬운 글자들이 벽면에 새겨져 있습니다...ㅎㅎ

입구에 들어서자 마자 눈에 들어 오는 것은 바로 향이었습니다.
큼직한 각목같이 굵은 향들에 가격표가 붙어 있습니다. 크기도 다양하고 가격도 다양합니다. 가장 비싼게 1280원이라 적혀 있는데...
이게 마카오 화폐인 파타카 단위인지, 중국의 원화인지 모르겠더군요.
단순히 뒤에 단위로 보면 중국의 원화일 가능성이 가장 높은데, 그렇다면 저 큼직한 향 1개가 25만원쯤 한다는 소리입니다...헉

제단에 모셔져 있는 분은 언뜻 보기에도 부처님으로 보입니다.
우리나라 부처님과는 다르게 무척 화려한 옷을 입고 계십니다. 주변 장식도 강렬한 색상들로 꾸며져 있어 우리나라와는 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관광지에는 모두 관광안내판이 있어서 이름을 알 수 있었지만, 이 사찰은 표지판이 없던 곳이라...한국에 와서 구글맵으로 이름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 사찰의 이름은 Kun Lam Tchai Temple 이었습니다. 쿤람사원과 같은 Kun Lam이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사찰이네요.
Kun Lam은 관음보살을 뜻하는 단어이기 때문에 관음보살을 모신 절이라는 뜻이라네요.

한국에 와서 이 사찰의 이름을 찾기 위해 지도를 보니...

바로 구경했던 사찰의 옆길로만 들어 갔어도 몽하요새로 갈 수 있었네요...ㅜㅜ

이때만 해도 계속 가다 보면 음식점도 있고, 몽하요새로 갈수 있는 길도 나오리라 생각했기 때문에... 직진으로 걷기 시작했습니다.

길거리 벽에 페트병을 이용해 향을 피우는 곳이 눈에 들어 옵니다.
마카오는 정말 향을 많이 피우는 것 같습니다. 지도상에는 분명 큰길인데... 완전히 주택가로 들어 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음식점은 고사하고, 그 흔한 상점도 없습니다. 가계라도 있으면 빵이라도 사먹겠는데...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스마트폰의 지도로 현재 위치를 파악하면서 산둘레를 따라 것는 것 뿐이었습니다.

산쪽으로는 정체 모를 공장들만 있어서 산쪽 방향으로 난 길 자체가 없고 공장 경비실에 들어가 물어 봤지만...
역시 영어도 안되고~ "몽하", "망하", "묭하", "뮹하" 등등 몽하와 비슷한 발음 아무리 해봐도 경비아저씨 이넘은 뭔가~ 라는 눈빛으로 처다 보더니 귀찮다고 나가라는 손짓만 하십니다...ㅡㅜ

공장을 나와 다시 산둘래를 따라 터벅터벅 걷다보니...

카메라에 다 담기지 않을 정도의 어마어마한 성같은 건물이 있습니다.
아~ 드디어 몽하산성으로 들어가는 입구를 찾았구나~~~ 하는 생각에 건물 입구로 들어 섰습니다.

입구에서 바라본 안쪽의 모습은... 바로 납골당...흑흑
사원이 아닌, 현대식 납골당이 길가에 엄청난 크기로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납골당과 비슷한 형태를 취하고 있지만 곳곳에 중국 전통양식을 가미하였더군요.
무척이나 깨끗히 관리되고 고급스러운 납골당이었지만, 관리인이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납골당 밖에 향을 피울 수 있는 곳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화강암이 깨끗한 것이 얼마 안된 납골당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장례식장이라면 음식이라도 얻어 먹겠지만, 납골당에는 정말 아무것도 없더군요.

몽하요새로 올라갈 길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 두번째 파란색 화살표 위치에는 쿤람사원보다 더욱 커보이는 사원이 있었습니다. ㅜㅜ

쿤람사원 보다 커보인 이유는 사원의 마당이 무척 넓었기 때문이었는데...
이 사찰은 관광지도에 나오지 않는 린펑사원(Lin Fung Temple) 입니다.
개인적으로 마카오의 여러 사찰 중에서 가장 좋았던 곳입니다. 넓은 마당과 더불어 우리나라 산속에 있는 사찰처럼 고요하면서도 평온한 느낌이 드는 그런 곳입니다.

쿤람사원과 똑같이 앞뒤로 3칸짜리 건물이 좌우로 3개가 모여서 총 9개의 사찰이 하나를 이루고 있는 곳입니다.

넓은 마당에 향로인지 철답인지 모를 청동 조형물과 그 양쪽을 사각형의 향로가 위치하고 있습니다.
사찰의 입구에는 쿤람사원과 똑같은 북인지 등인지 모를 큼직한 달걀같은 것이 매달려 있네요.

이곳 린펑사원이 마음에 들었던 가장 큰 이유가, 울창한 나무들에 쌓여 있기 때문이었나 봅니다.
우리나라 사찰들이 산속에 있고 넓은 마당이 있는 것 처럼, 마당과 울창한 나무에 쌓여 있는 사찰에서 우리나라와 비슷한 모습을 찾았기 때문에 좋게 느껴졌을지도 모르겠습니다.

9개의 사찰별로 모신 신들이 다르겠지만, 대부분 제단이 있고 그 앞쪽에 커다란 청동향로가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이 사찰이 얼마나 오래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생각에 그리 오래돼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건축된 형태가 무척이나 고급스럽게 느껴졌거든요.

쿤람사원이 사찰 1칸을 만들고 점차 증축해서 9칸까지 늘린 것 같은 느낌이라면...
이곳은 처음부터 완벽한 9칸의 설계도를 가지고 건물을 지은 듯 했고, 기둥이나 각 사찰의 마당들도 무척 고급스럽게 꾸며진 것이 현대에 들어와서 많은 돈을 투자해서 지은 사찰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각 사찰의 조그만 마당에는 벽면 조각이나 조그만 연못등으로 꾸며져 그 화려함을 더했습니다.

작은 소품도 고급스럽고 왠지 부유해 보이는 곳입니다.
조각이 되어 있는 벽면 앞쪽의 직사각형 화강암 테두리는 조그만 연못입니다. 어떤 곳은 연꽃이 피어 있고, 어떤 곳은 잉어가 살고 있는 조그만 연못이죠.

정확히는 알지 못하지만...
마카오의 사찰이 9칸에 각기 다른 분들을 모신 것은 맞는 것 같습니다. 위에 사진은 부처님이고, 아래사진은 불교쪽은 아닌 듯 하니까요.^^;;;
불교와 도교가 함께 융합되어 사찰에 표현되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드는 곳 이었습니다.

사찰 구경을 마치고 나오려는데...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 지면서 엄청난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어제는 아마사원에서 나오자 마자 비가 왔는데... 사찰 구경만 하면 비가 내리네요.
아마사원에서의 소나기 경험으로 비옷을 챙겨서 나왔기 때문에 비옷을 입고 린펑사원을 나와 다시금 산둘래를 따라 걷기 시작했습니다.

린펑사원을 나와 걷다 보니, 좀 번화가가 나옵니다. 이럼 안되는데...ㅡㅜ
산으로 올라갈 수 있는 길이 나와야 하는데 번화가라니... 번화가는 맞는데 음식점은 없고 무슨 전자제품이랑 오토바이상만...흑흑

하늘에 구멍난 것 처럼 비는 내리고... 비옷을 입었지만 카메라가 젖을까 비옷속으로 감추고, 스마트 폰을 보면서 몽하요새 올라가는 길을 찾아 보겠다고 마냥 해맸습니다.

이날의 GPS기록 입니다. 박스쳐진 곳을 보시면 몽하요새를 가려고 근처에서 얼마나 해맸는지 아시겠죠...^^;;;
마냥 해매면서 음식점도 못찾고 몽하요새로 올라가는 길도 찾지 못해 포기했습니다.
어지간하면 포기하지 않는 성격인데 도저히 올라가는 길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계획했던 몽하요새는 가보지 못했지만, 덕분에 린펑사원을 볼 수 있었으니 행운일지도 모르겠네요.
그렇게 몽하요새를 뒤로 하고 개경주가 열린다는 개경주장으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음식점은 어디에...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