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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여행/해외여행

[마카오#18] 기아등대를 내려오면서 시작된 불운..^^;;;

by e마루 2012. 3. 24.
비온 뒤 숲속의 상쾌함을 기아공원에서 만끽하고, 산이라고 하기에는 많이 낮은 기아등대까지 보고 내려오니 기분이 안좋을 수 없었죠.
하지만 발걸음은 무거웠습니다. 평소 운동이라고는 숨쉬기 운동만 하던 제가 전날 좀 강행군을 했었나 봅니다.

기아등대로 오를때는 경사길을 오르느라 자세히 보지 못했던 것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기아등대로 올라가는 길의 가로수를 용으로 만들어 놨더군요.
올라갈 때는 전혀 몰랐던 것인데... 내려가는 길에 얼굴이 보이도록 일부러 만들어 놨나 봅니다. 기아요새에서 내려오는 길은 나무들이 꽤 울창해서 산림욕을 하기 정말 좋은 장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려오다 보니 고양이가 요염한 포즈로 길 한가운데에 떡~ 하니 버티고 있습니다.
마카오에서는 길고양이들 구박이 덜한지 다가가도 신경도 쓰지 않네요. 남다른 포스를 풍기는 고양이를 뒤로 하고 조금 더 내려 오니...

기아 공원 입구에 견공이 시멘트 바닥에서 아주 골아 떨어져 있습니다.
길가이기는 하지만, 오토바이들이 지나다니는 데도 꿈적도 안하고 잠을 자는 모습이 정말 한가롭고 편안해 보입니다.

딱~!!!
이때까지만 해도 마카오에서의 2일차 도보여행이 얼마나 힘들어 질지 생각지도 못했었습니다...ㅡㅜ

2일차 계획은 기아요새를 중심으로 동쪽에 있는 마카오 와인박물관, 그랑프리 박물관, 연꽃동상, 관음상, 마카오 반환기념 박물관과 멋지게 지어져 있는 카지노 호텔들을 구경할 생각이었습니다.

기아요새 입구를 나와 어제 몇 번이고 다녔던 길을 생각하니 와인박물관까지 너무 돌아 가는 길이었습니다.(분홍색 경로)
스마트폰으로 Locus 지도를 보니, 기아요새 입구에서 와인박물관쪽 길로 가면 훨~~씬 짧은 거리로 도착할 수 있을 듯 보였습니다.

차도가 정확히 이어진 것 처럼 보이진 않았지만, 보통 차도가 없어도 사람이 다닐만한 계단이나 갈 수 있는 방법이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어제의 피로가 덜 풀려서인지 나름 머리를 쓴다는 것이 불운의 시작이었습니다.

지도의 ?표 지점 쯤 도착할 때까지, 와인박물관 쪽으로 내려갈 수 있는 길을 찾았지만...

길 옆이 절벽이었습니다. 굳이 길이 아니라도 사람들이 지나다녔을 법한 흔적 조차 찾지 못했습니다.
암벽 등반 하는 샘 치고 내려가 볼까도 생각했지만...
조금만 더 가면 사람이 내려갈 수 있는 계단이 나올꺼라 믿고 계속 걸었습니다.

길을 따라 내려가도~ 내려가도~ 옆쪽으로 빠질 수 있는 길은 없고...ㅡㅜ

결국 경사가 끝나는 지점에 가야만, 와인박물관 쪽으로 갈 수 있는 도로가 나옵니다.
기아등대를 기준으로 아래쪽은 문화유적과 카지노가 몰려있는 관광지라면, 위쪽은 주거 공간처럼 보였습니다.

기아등대에서 내려오는 길을 따라 아파트 건설이 한창이었습니다. 사진에서 좌측과 정면에 보이는 건물들이 모두 새로 짓고 있는 것입니다.
아직 사람들이 많이 살지 않아 옆으로 빠지는 길이 없었나 봅니다. 사람들이 많이 살게 되면 나중에라도 계단길 하나쯤은 만들지 않을지...

결국 지도에 느낌표 있는 곳에 도착해서야 와인박물관쪽으로 갈 수 있는 길이 나왔습니다.
왔던 만큼 다시 반대 방향으로 가야 한다니...ㅜㅜ

잠시 고민하다가, 3일차에 가보려 했던 마카오의 윗쪽 동네를 관광 하기로 마음 먹고 그냥 직진~~
다시 힘을 내서 Go~Go~

하지만, 불운은 끝이 아닌 시작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