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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여행/해외여행

[중국#19] 3대의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는 백두산 천지를 보다

by e마루 2012. 11. 9.

장백폭포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시금 중간정류장으로 버스를 타고 이동했습니다.

 

백두산 천지를 보고 싶다는 일행의 간절한 소망을 아는지, 착한 가이드가 다시금 천지로 올라갈 수 있는지 확인하겠다고 정류장에서 잠시 기다리라는 말과 함께 비를 뚫고 천지로 가는 차량이 있는지 확인하러 갔습니다.

 

북경의 불친절하고 돈만 알던 가이드와는 천지차이...

날씨때문에 못 올라가는 것이 가이드 탓이 아님에도 미안해 하면서 어떻게든 천지를 보게 하려는 모습이 너무 좋았습니다.

 

 

혹시~ 라는 작은 희망을 가지고 중간 정류장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일행분들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백두산 천지로가는 차량 매표소 앞쪽으로 이동했습니다.

 

매표소 앞에는 우리 일행처럼 혹시~ 하는 기대감으로 많은 단체관광객들이 모여들었습니다.

 

가끔씩 전해주는 천지 소식이 그리 좋은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천지에 눈이 와서 올라가는 길에 눈이 쌓여 차가 올라갈 수 없답니다."

"앞서 올라갔던 사람들도 내려 오지 못하고 산장에 피난중에 있답니다."

 

그러던 중, 갑자기 함께 모여 있던 중국인 관광객들쪽에서 환호성이 들립니다.

 

아~ 드디어 천지를 갈 수 있게 된건가~

 

매표소에 바짝 붙어 있던 가이드가 환한 얼굴로 우리 일행쪽으로 다가 옵니다. 손에는 표를 들고~~

 

 

 

 

부랴 부랴 천지로 가는 봉고차를 타는 곳으로 들어갔습니다.

매표소 앞에서 기다린 정성이 통한 것인지...

 

매표소 앞에 있던 사람들 대부분이 그대로 긴 행렬로 봉고차를 기다리는 곳으로 들어 왔습니다.

 

 

그런데, 뒤를 보니 매표소 앞에 사람들이 많이 있음에도 더 이상 표를 팔지 않나 봅니다.

매표소 앞에서 바로 표를 구입한 사람들만이 오늘 천지로 갈 수 있는 티켓을 살 수 있었습니다.

 

줄을 서서 한참을 기다려도 봉고차는 오지 않았습니다.

천지로 올라갔던 봉고차들이 날씨가 안좋아서 천지에 있다가 날씨가 좋아져서 내려오게 된 것이고, 딱 한번 더 올라갈 수 있는 인원에게만 표를 판매한 것 같았습니다.

 

한참을 기다리니 천지쪽에서 봉고차들이 줄지어서 내려 옵니다.

 

 

드디어 기다리던 사람들이 봉고차에 올라타고 출발했습니다.

 

 

 

올라가는 길은 포장이 되어 있었지만, 봉고차들이 길게 줄을 지어 서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2차선으로 왕복이 가능해 보이지만, 도로 공사가 완료되지 않은 것인지 1차선인 곳도 더러 있어 앞에서 차가 내려 오면 이렇게 길게 멈춰서서 내려오는 차를 보내고 출발하였습니다.

 

 

드디어 도착한 백두산 정상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안개와 새찬 비바람에 주눅이 들 정도였습니다.

 

천지가 200m 전방에 있다고 가이드가 말을 해주었음에도 누구도 선뜻 가지 못하고 산장안으로 몸을 피했습니다.

 

9월 8일 백두산 천지는 예상했던 것 보다 훨씬 매섭게 춥고, 비바람이 강했습니다.

추운 날씨에 오랬동안 밖에서 봉고차를 기다리느라 화장실이 급해서 산장 화장실로 향했습니다.

 

 

 

산장 건물에서 약 3~40m 떨어져 있는 화장실을 다녀 오는 동안, 정말 사람이 날라갈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차가운 바람이 강하게 온몸을 내리 쳤습니다.

 

짙은 안개때문에 앞도 잘 분간이 되지 않으니, 천지까지 간다고 한들 천지의 모습을 볼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하면서 다시 산장으로 향했습니다.

 

 

천지로 가는 길이 잘 보이지도 않는데... 가봐야 뭐가 보이겠나~

 

그런데, 용감하게 비를 뚫고 천지에 갔었던 사람들이 천지를 봤다며 산장으로 뛰어 들어 옵니다.

믿기지는 않았지만 환희에 가득찬 얼굴로 말을 하니...

 

 

 

결국 비바람을 맞으며 천지로 향했습니다.

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았던 천지로의 길이 그리 멀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가까운줄 알았다면 그냥 왔을텐데...

 

 

드디어 도착한 천지!!

사람들이 사진 찍느라 분주합니다. 여기저기에서 탄성도 들립니다.

 

 

 

바람이 워낙 강하다 보니, 구름에 덮여 있던 천지에 강한 바람이 불면 잠깐동안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이곳이 3대의 덕을 쌓아야 볼 수 있다는 백두산 천지...

 

 

오히려 맑은 날 왔다면 볼 수 없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강한 바람에 구름이 걷히며 나타나는 천지의 모습을 보니, 뭔가 모를 감동이...

 

뿌리를 찾은 느낌이랄까...

 

 

감동을 가슴에 담고 산장으로 돌아가는 길...

올때와는 다르게 무척이나 가까워 보입니다.

 

 

산장 주변에는 눈이 얼어있었습니다. 지금이 9월 초가 맞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온몸이 떨리게 추웠습니다.

그래도 천지를 봤으니...^^

 

 

천지를 보고 다시 봉고를 타고 내려와, 백두산 입구로 가는 버스에 탔습니다.

 

사람들이 모두 젖어 있어 버스 안이 뿌옇게 안개가 피었네요. 하지만 모두들 흡족한 표정들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