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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여행/국내여행

[대구] 전기 보드 타고 즐기는 강정보 녹색길

by e마루 2013. 4. 10.

나들이 하기 좋은 계절인 따뜻한 봄날 낙동강 강정보를 찾았다.

 

 

한강 근처에서 살고 있다 보니, 가끔 자전거를 타고 한강으로 나가지만 대구까지 와서 이곳을 들리게 된 이유는...

 

 

 

바로 이녀석 때문이다.

 

해외 여행하다 보면, 관광지에서 빌려 탈 수 있는 세그웨이... 얼마전 '인간의 조건'에서 김준호가 '왕발통'이란 이름으로 세그웨이가 소개되기도 했었는데 정식 세그웨이는 우리나라에서 1200만원~1300만원 사이에서 판매되고 있으니 엄두도 못 내고...

 

세그웨이와 차이는 있지만, 전기로 가는 삼발이 자전거? 아니 삼발이 씽씽이? 씽씽 보드?

이름이야 어찌 되었든 생각보다 속도도 꽤 잘 나오는 이녀석을 타고 탁트인 낙동강 자전거 도로를 달리는 기분을 경험해 보기 위해 강정보를 찾은 것이다.

 

강정보 입구에서 이녀석을 빌려서 타고 달리기 시작했다.

 

 

 

따뜻했던 봄바람이 점점 서늘하게 느껴질 정도의 속도를 즐기면서 자전거 도로를 달리다 보면, 의외로 이녀석을 타고 즐기는 사람들과 자주 만나게 된다.

쌩~ 하고 지나가는 꼬마아이와 살며시 미소를 교환하고 앞을 보니, 커다란 우주선이 나타난다.

 

이 신기한 우주선은 디 아크(The ARC)라는 전시관이다.

 

 

디 아크는 우주선이 아니라, 강 표면을 가로지르는 물수제비, 물밖으로 뛰어 오르는 물고기 모양과 같은 자연의 모습과 한국 도자기 모양의 전통적인 우아함을 함께 표현한 건축작품이다.

물이라는 공통적 주제 아래 관람객과 진화된 복합 연출 공간이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완성되도록 구성되었으며, 모던하면서도 심플한 디자인으로 구성된 내부 인테리어 컨셉과 어우러지는 지하 1층의 전시공간과 아트 갤러리, 1,2층에 마련된 물을 테마로 한 거대한 서클영상 극장으로 이루어졌다.

 

 

전기 자전거를 타고 달리며 강바람을 맞아 약간 추워진 몸을 녹일 생각으로 잠시 실내를 구경하기로 했다.

자전거 주차장에 세우고 디 아크로 들어갔다.

 

 

 

들어서자 마자 눈을 확 잡아 끄는 이것... 스머프 치고는 너무 인간답게 생긴 파란 조각이 온 벽을 둘러 쌓고 들어오는 관람객에게 인사를 한다.

 

실내는 깔끔하게 올 화이트~ 그 벽을 따라 길게 늘어서 인사를 하는 이 미술작품의 제목은 "희망나눔(Sharing hope)"

언뜻 이해가 되지 않아 작품설명을 보니,

"그리팅맨은 문화, 인종적 편견을 초월한 평화와 화해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환경을 살리는 일은, 우리 삶을 보다 윤택하게 만드는 일뿐 아니라 건강한 자원을 우리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가치있는 사명입니다. 소중한 참여로 환경살리기 운동에 힘을 실어 주세요."

 

아... 알듯 말듯... 어렵다.

 

 

 

대형 LCD와 동작감기 센서를 이용한 현대적인 전시물들이 전시되어 있어, 직접 몸을 움직여 체험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지하 1층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하얀색으로 깔끔하게 칠해진 넓은 공간.

전시관들이 많은 작품을 전시하기 위해 많은 작품을 빽빽하게 전시하는 것과는 달리 조금 심심할 정도로 넓은 공간에 군데 군데 몇개의 전시물이 있다.

하지만 비어 보이지 않는 것은 하얀색으로 칠해진 이 공간 자체가 하나의 예술품 처럼 느껴지기 때문일 것이다.

 

 

1~2층은 웅장한 스케일의 서클영상과 파노라마 아이맥스 영상의 효과를 최대한 살린 극장이다. 타원형으로 되어 있는 건물의 벽을 따라 스크린이 둘러 쌓고 있어 층을 돌면서 구경할 수 있는 극장인데, 아쉽게도 상영시간이 아니라서 영상을 보지는 못했다.

 

 

3층으로 올라가는 계단도 디자인이 살아 있다. 엘리베이터가 있음에도 계단을 이용한 것은 한계단 오를때 마다 달라지는 모습이 멋졌기 때문이다.

 

 

 

전시관을 둘러 보다가 지치면, 3층의 카페에서 따뜻한 커피를 한잔 하는 것도 좋을 듯 하다.

 

 

3층 카페 밖으로 야외공간이 마련되어 있는데, 그 반은 물이고 반은 나무바닥으로 되어 있다.

바닥에 짙은 파란색 타일을 깔아 만든 조그만 연못둘레에 길을 만들어 디아크 주변의 경치를 감상 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다.

 

간단히 디아크 구경을 마치고 다시금 씽씽이를 타고 달리기 시작했다.

 

 

 

 

 

 

강정보 위로 차도가 있는데, 차량을 통제 하는지 자전거 전용도로 처럼 이용되고 있었다. 마음껏 속도를 높여 최고 속도로 달리기에 가장 좋은 곳이었다. 사람들은 인도로 다니니 사고위험이 적기 때문에 씽씽이의 최고속도를 경험하며 신나게 달렸다.

 

 

 

 

강정보를 한바퀴 돌고 나서 이곳의 자전거 도로는 어떤지 경험해 보고 싶어, 강정보를 뒤로 하고 자전거 도로를 달리기 시작했다.

잘 꾸며진 자전거 도로는 강가에, 또는 강 위에 다리를 놓아 길게 이어져 있어 강바람을 맞으며 달리기에 정말 좋았다.

 

이곳에서 잠들어 있던 스피드에 대한 욕구가 막 깨어났는지, 씽씽이를 가지고 싶다는 생각이 굴뚝같았지만...

욕구를 애써 잠재우며 씽씽이를 반납하고 돌아와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