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사진여행/국내여행

[삼척#02] 힘들게 올라갈 가치가 있는 송림숲길~ 준경묘

by e마루 2012. 10. 11.

"王의 코스모스 축제"를 구경하고 나서 찾은 곳은 코스모스 축제 앞에 붙은 王의 의미를 알 수 있는 준경묘입니다.

 

준경묘는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의 5대조 목조의 아버지 묘로...

목조가 한 도승의 예언대로 백우금관(百牛金棺)에 부모를 안장한 이후 5대에 이르러 조선을 창업하게 되었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곳 입니다.

 

"준경묘"라고 해서 서울에 있는 선릉이나 정릉처럼 그저 벌판에 커다란 능이 있을 거라 쉽게 생각했었다가...

선선 한 가을 날씨에도 땀을 한바가지는 족히 흘린것 같습니다.

 

 

도로에서 "준경묘" 표지판을 보고 들어 왔는데, 처음 나온 표지판이 등산로 안내도...

이때 준경묘까지의 길이 쉽지만은 않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차장에서부터 준경묘까지는 2km가 채 되지 않는 짧은 거리이지만, 반 정도는 하염없는 오르막입니다.

 

 

울창한 숲과 야생화를 보면서 계속되는 가파른 경사길을 올라갔습니다.

 

처음에는 일행들과 나란히 걸으며,

경사가 심하다느니~ 힘들다느니~ 즐겁게 잡담을 하다가도 점차 말이 없어지고 모두들 위만 쳐다 보며 묵묵히 걷게 되는 꼴딱고개~

 

 

실제경사가 어느정도인지는 모르겠으나, 체감상으로는 절벽을 기어 오르는 듯 느껴지는 꼴딱고개가 끊임없이 계속되더군요.

 

준경묘까지 자동차가 갈수 있는 포장도로가 나있습니다. 하지만 어지간한 승용차는 올라가기 쉽지 않을 정도의 경사...

 

처음부터 욕심 부리지 말고, 천천히 여유를 가지고 오르는 것이 좋을듯 합니다.

 

 

준경묘 자체로도 역사적인 의미가 있지만, 이곳에는 유명한 것이 또 있습니다.

 

바로 준경묘 일대의 송림.

황장목이라 불리는 이곳의 소나무는 그 모양새가 곧고 키가 커서 전국의 소나무 중에서도 으뜸으로 치고 있다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형질이 우수하고 아름다운 소나무로 뽑힌 미인송이 있는 송림이 눈에 들어 오기 시작합니다.

 

 

더이상은 못가겠다 싶을때 쯤... 준경묘까지 1km 남았다는 표지판이 나왔습니다.

 

이미 윗도리는 땀으로 흠뻑 젖어 버렸습니다.

 

다행인 것은 앞에 보이는 길은 약간 내리막... 다시 돌아올때 힘들 것은 그때 걱정하기로 하고 일단은 너무도 반가운 내리막 길이 펼쳐집니다.

 

 

얕은 내리막을 조금 걷다 보면, 낮게 돌담을 쌓은 아름다운 숲길이 계속됩니다.

 

송림을 지나온 상쾌한 가을 바람에 땀이 잦아 들줄 알았는데, 준경묘까지 계속 땀이 나는 것을 보면 약간의 오르막이었나 봅니다.

 

 

송림길을 빠져 나가기 전, 오른쪽에 돌계단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돌계단 위로 곧게 뻗어 올라간 아름다운 소나무 "미인송:이 있습니다.

 

미인송은 속리산에 있는 천연기념물 제 103호 정이품송과 혼례를 한 소나무 입니다.

 

 

정이품송과 혼례 소나무 Bride of the jeonipum Pine Tree

산림청 임업연구원은 한국을 대표하는 소나무의 혈통보존을 위해 10여년의 연구와 엄격한 심사를 통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형질이 우수하고 아름다운 425개체의 소나무를 찾았는데, 이 소나무가 선발되었다.

나이 95살, 키 32m, 가슴높이 2.1m인 이 소나무는 충북 보은군 내속리산 상판리에 있는 천연기념물 제 103호 정이품송(正二品松)을 신랑으로 맞아 2001년 5월 8일 신순우 산림청장이 주례를 맡고 김종철 보은군수가 신랑혼주, 김일동 삼척시장이 신부혼주로 참석하여 이곳 준경묘역에서 많은 하객들을 모시고 세계최초의 "소나무 전통혼례식"을 가짐으로써 한국 기네스북에 올랐으며 이 행사를 계기로 삼척시와 보은군은 사돈관계의 인연을 맺게 되었다.

 

 

과연 "미인송"이라 휘어짐 없이 곧게 하늘을 향해 있습니다.

 

쳘에 있는 소나무들도 멋지기는 하지만, 미인송에 비하면 조금은 휘어진 것 같네요.

 

 

미인송을 뒤로하고 준경묘로 향했습니다.

뒤를 돌아 보니, 미인송과 닮은 곧게 뻣은 소나무들로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는 것이 보기만 해도 시원스럽습니다.

 

 

미인송에서 한 2~30미터 걸으면 소나무 숲이 사라지면서 눈앞에 넓은 평원이 펼쳐집니다.

드디어 도착한 "준경묘"

 

 

 

 

한쪽에 약수가 있습니다.

 

산을 오른 갈증 때문인지, 물에서 진짜 달달한 맛이 나는 것 같았습니다.

 

 

준경묘 위쪽으로 올라 내려다 보니 묘를 둘러싼 숲이 장관을 이룹니다.

 

준경묘와 영경묘 숲은 2006년 제6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아름다운 천년의 숲"으로 선정되어 대상을 수상한 숲이라 합니다.

 

 

준경묘를 뒤로 하고, 다시금 내려가기 위해 길을 나섰습니다.

올라올 때는 힘이 들어 주변을 여유롭게 감상하지 못했는데, 내려가면서 보이는 숲길이 정말 멋있습니다.

 

소나무 숲길로 들어가는 사람들과 비교해 보면, 이곳의 황장목들이 얼마나 큰지 아시겠죠^^?

 

 

 

 

 

등산을 하고 내려 가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조용하게 생각하면서 등산하기에 좋을 법한 산인가 봅니다. 등산복을 입으신 분들은 거의 혼자 오셨더라구요.

 

 

내려 올때는 쉽겠거니 했지만, 경사가 심해서 그리 호락호락 하지는 않았습니다.

 

한번 미끄러지면 주차장까지 굴러갈 수 있을 법한 경사때문에 조심조심 천천히 걸어야만 했습니다. 무릎에 무리가 갈 수도 있으니 천천히 유람하듯 내려오는게 좋습니다.

 

유명한 관광지나 국립공원처럼 잘 꾸며져 있지 않지만, 자연 그 상태로 보물이라 할 수 있는 멋진 송림숲길...

오르는 길이 조금은 힘겹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는 산행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