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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여행/국내여행

[순창#11] 산길 따라~ 물길 따라~ 예향천리 마실길

by e마루 2012. 8. 13.
순창의 마지막 여행지로 찾은 곳은 섬진강 줄기에 새롭게 개발되고 있는 예향천리 마실길이다.
올레길의 선풍적인 인기로, 전국의 경치 좋은 곳에는 어김없이 트레킹 코스가 생기고 있는 듯 하다.

예향천리 마실길은 전라북도의 아름다운 경치를 보면서 걸을 수 있는 장장 800km에 이르는 도보여행지이다.
마을내에서 쉽게 옆집으로 부담없이 놀러가는 길이란 뜻인 "마실길"
2012년 4월 모든 마실길 조성이 완료되어 전국의 걷기 마니아를 기다리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순창에 조성된 마실길은 섬진강 줄기를 중심으로, 강변길, 산길, 들길이 한데 어우러져 있는 곳이다.

섬진강 물줄기와 적성면의 산자락을 따라 조성된 순창의 마실길은 총 4개 코스로 되어 있다.
1, 3코스는 섬진강을 따라 걸을 수 있는 강편길이 포함되어 있고, 2,4코스는 산자락을 끼고 걷는 숲길이다.

이날 둘러 볼 코스는 산길, 숲길, 강길을 모두 볼 수 있는 3코스였다.

왕복 2시간의 마실길을 여유롭게 걷고 싶기도 했지만, 여행의 끝자락이면 늘 서울로 돌아갈 걱정이 앞서는게 사실.
조금 빠르게 둘러볼 수 없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이런 생각을 읽었는지 마을측에서 용달차를 준비해 주었다.

마실길이다 보니 버스로는 가기 힘들고, 일행이 30여명 되다 보니 승용차로 해결이 되지 않아 용달차로 순창의 마실길 제3코스를 돌아 보게 되었다.

트럭 짐칸에 몸을 싣고 달리는 새로운 경험이 즐겁게 다가 왔다.

1톤 트럭 짐칸에 몸을 싣고 오픈카의 매력을 느끼면서 산길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동안 오픈카 타는 사람들을 보면, 비싼돈 내고 왜 굳이 매연 먼지를 마시나~ 했었는데...
트럭 오픈카를 타보니, 조금은 이해가 될 것도 같다. 숲에서 불어 오는 시원한 바람을 온몸으로 맞으며 그렇게 달리기 시작했다.

조금 빨리 달렸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운전하시는 분이 우리의 안전을 생각해서인지 놀이공원의 코끼리 열차마냥 천천히 달렸다.


산과 계곡이 만나는 곳에 1차선 도로를 타고 산과 하늘과 바람을 느끼며 그렇게 이곳의 자연속으로 들어갔다.

트럭을 타고 출발했던 강경마을에서 어느새 1.9km나 왔나 보다.
도로에 포장이 되어 있기는 하지만, 콘크리트 포장이라 약간씩 덜컹거리는 것이 더욱 재미있다.

푸른 하늘과 산이 만들어 내는 장관을 구경하며 온몸으로 바람을 느끼며 달려온 길이 너무도 짧게 느껴졌다.



잘 가던 차가 멈춰 섰다.
섰다기 보다는 일행들이 소리쳐서 차를 멈추게 했다.


길가에 탐스럽게 열린 산딸기를 보고 그냥 지나칠수 없었나 보다.
트럭에서 내려 잠시 자연산 산딸기의 새콤한 맛을 느껴 본다. 이제 막 개발하는 단계이다 보니 다양한 야생화와 야생동물들이 서식하고 있다고 한다.

다시금 트럭에 올라타고 출발~

산길을 모두 지나고 이제는 강변을 따라 트럭이 달리다 멈춰선 곳은 강줄기를 건널 수 있는 현수교가 있는 곳이었다.

현수교 밑으로 흐르는 강물의 깊이는 매우 낮은지 피서를 즐기는 사람들이 강물에 몸을 담그고 무언가를 잡고 있다. 다슬기 같은 것인가 보다.

이곳에 멈춰선 진짜 이유는 현수교를 보라는 것보다는 계곡속에 이 마을의 보물이 숨겨져 있기 때문이란다.

위의 사진에 이마을의 보물이 숨겨져 있다.

이름하여 요강바위~ 사진 중앙에 튀어 나와 있는 바위가 바로 요강바위다. 요강 같이 보이는가^^?

조금 다른 각도에서 보면 조금은 요강 같이 보이는 것도 같고...

장군목 한가운데 있는 요강바위는 내룡마을 사람들이 수호신처럼 받들고 있는 바위다. 요강처럼 가운데가 움푹 패인 이 바위는 높이가 2m, 폭이 3m 정도로 무게는 15톤이나 된다고 한다.

한때는 이 바위가 수 십억원이 넘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돌아 도난을 당하기도 했었다가, 마을 주민들의 노력으로 1년 6개월 만에 되찾아 예전의 위치에 다시금 놓았다고 한다.

15톤이나 되는 바위를 훔친 사람이 더 대단하다...



요강바위가 있는 곳으로 내려가 보니, 요강바위 뿐만 아니라 바위들 모두가 수만년, 아니 수억년간 강물에 의해 곡선으로 부드럽게 조각되어 있다.

어찌보면 공룡발자국 같기도 하고, 어찌보면 빨래판 같기도 한 큼직한 바위들이 신기한 모습으로 놓여 있다.

물이 얕아 가족들과 함께 피서 와서 즐기기에 좋을 것 같은 곳이다. 다만 아쉬운 것은 강가에는 나무가 별로 없다 보니... 그늘이 될만한 텐트나 파라솔은 꼭 있어야 할 듯...

다시금 차에 올라 강가를 따라 드라이브를 시작했다.

강가 주변으로 전원 주택단지들이 자리하고 있다. 이런 곳에서 살면 괜시리 몸이 마구 건강해 지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상상을 하는 동안 다음 목적지에 도착했다.


요즘은 오토캠핑장이 대세인지라...

섬진강 마실휴양숙박시설단지라는 오토캠핑장이 마련되어 있었다. 캠핑을 해본지가 언제인지 기억도 안나는 마루에게는 그저 부러울 따름이다.

레져문화도 많이 바뀌어서, 요즘은 팬션이나 콘도보다 자연속에서 텐트를 치고 아이들과 함께 추억을 만드려는 사람들이 많아진 듯 하다.
괜찮은 관광지에는 어디든 오토캠핑장이 만들어 지고 있으니 말이다.

섬진강 마실휴양숙박시설 단지는 팬션과 캠핑장이 함께 있는 곳이다.

펜션 3개실(49㎡형 2실, 61㎡형 1실)이 1개동으로 꾸며져 있고, 야외에는 18개의 야영장이 마련되어 있다.
야영장에는 화장실과 취사장 1동이 마련되어 있으니 캠핑에 부담을 가진 분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장소가 아닐까 싶다.

여름이 지나가기 전에 한번쯤 텐트를 가지고 오고 싶은 곳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