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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여행/국내여행

[순창#07] 순창의 매운맛 그대로 느낀~ 성가정 식당의 매운갈비찜

by e마루 2012. 7. 22.
순창에 와서 장류박물관과 장류축제거리의 전통 고추장들을 봤으니, 순창의 고추장 맛을 느껴볼 차례.

장류박물관 바로 옆에 있는 성가정식당에서 순창의 맛을 느껴 보기로 했다.
메뉴판에는 매운갈비찜, 한방갈비탕, 소고기버섯전골등 여러가지 음식을 팔고 있었지만, 고추장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매운갈비찜을 주문했다.


전라도의 음식점은 상차림에서 언제나 실망을 시키지 않는다.
미리 예약을 하고 가서, 도착해서 자리에 앉자마자 밥이 나오고 바로 식사를 할 수 있다.

정식처럼 그릇을 올려 놓을 정도로 다양한 종류의 반찬은 아니지만, 기본 반찬만으로도 서울의 백반집 만큼은 나온다.

주메뉴인 매운갈비찜은 사기로 만든 냄비에 파프리카, 고추, 양배추 등의 채소들과 함께 담겨져 나온다.
냅비라기 보다는 장독대 뚜껑 같은 느낌이 더 드는 그릇이다.

양이 푸짐해서 갈비로 배부르게 먹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고 뒤집는 순간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아래쪽에 콩나물들이 깊숙히 숨어 있었다.
이 많은 콩나물들이 어디 숨어 있었는지 놀랍다. 하지만, 매운 음식에 들어 있는 콩나물은 맛있으니 용서가 된다.

매운갈비찜에 사용되는 고기는 국내산 돼지고기를 사용한다고 한다. 고기가 큼직하게 잘라져 있어 뼈를 발려 먹어야 한다.
역시 갈비는 뜯어 먹어야 맛있다.


동그란 병이 귀여운 순창 복분자술을 시켰다. 달콤한 맛이 술이라기 보다는 쥬스 같이 맛있다.
복분자를 반주삼아 매운 갈비찜을 먹다 보니, 사진 찍은 것이 없다.

입맛은 제각각이라 일행 중에 맵다는 사람도 있고, 하나도 안맵다는 사람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먹는동안은 매운맛보다는 단맛이 더 강하고, 먹고 나서 조금 지나야 입안에서 화~ 한 느낌이 든다.
그리 맵지도 않고 오히려 입에 착착 감기는 맛이 일품이었다.

갈비찜에 밥한공기를 모두 먹고도 주인아저씨에게 밥 볶아 주냐고 물었다.
아저씨가 조금 흠칫하면, 볶아 준다고 하신다. 이때 알았어야 했다. 메뉴판에도 없는 볶은밥을 주문하는 것이 아니었다.

보통 음식을 다 먹고 밥을 볶을 때는, 양념을 조금만 남기고 잘게 썰은 야체를 넣어 볶아준다.
하지만, 성가정에서는 우리가 먹고 남은 양념에 밥을 말아 오셨다...^^;;;
아마도 원래는 매운갈비찜에 밥을 볶아주지 않는데, 요구하니 급조한 느낌이 들었다.

양념이라도 조금 덜고 말아주시지, 그냥 있는 국물에 밥을 말아 온 듯 했다. 밥이 눌러 붙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그런데, 신기하게 맛있다.
다른사람들은 맵고 배부르다고 손을 안대는데, 혼자 마냥 먹었다. 김밥을 먹다 보면 정량의 3~4배까지 먹는데 이날 먹은 매운갈비찜과 볶은밥(?)이 딱 그랬다.

배는 부르지만 계속 숫가락을 밀어 넣는 오묘한 끌림이 있는 맛이었다.
결국 이날 밤 숙소에서 잠을 자지 못하고 화장실에서 아침을 맞았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