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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여행/맛집

[제주맛집] 싱싱한 갈치의 모든 맛을 즐기다~ 네거리식당

by e마루 2013. 7. 9.

제주도를 여행하면서 먹었던 맛집 중에 최고를 꼽으라면, 고민을 많이 해봐야 할 것 같다.

서귀포 음식거리인 아랑조을거리에서 만났던 맛집들은 우열을 가리기 힘들만큼, 각각의 음식이 맛이 있었다.

 

그래도 굳이 손에 꼽아 보라면, '네거리식당'을 꼽게 될 것 같다.

 

제주도에 내려와서 꼭 먹어야 할 것이 몇 가지 있겠지만, 그중 으뜸은 '갈치'가 아닐까 싶다. 갈치낚시를 한 경험으로 볼때 갈치는 정말 영악하기도 하고 성질이 더럽다.

 

얌체 처럼 미끼만 먹고 가는 일은 다반수고 어렵게 잡아 올리면 몇분 지나지 않아 바로 죽어 버린다. 이런 성질머리 때문에 육지에서는 싱싱한 갈치를 맛 볼 수 없다. 아무리 냉장,냉동 기술이 좋아도 배위에서 잡자마자 죽어 버리기 때문에 육지에서 갈치회를 맛보기란 쉽지 않다.

 

제주도 음식 중에서 갈치를 꼽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아침에 바다에 나가 잡아 올린 갈치를 바로 손님의 상에 올리기 때문에 갈치회는 물론 갈치조림, 갈치구이 등등 서울에서 먹던 맛과는 다른 싱싱함이 있다. 특히 열대,온대 해역에서 분포하기에 제주갈치는 그 크기나 살집에서 다른지역의 갈치와 차별화된다.

 

 

제주 갈치의 모든 맛을 보겠다는 생각으로 찾은 곳은 갈치전문점으로 유명한 '네거리식당'이다.

네거리식당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아랑조을거리 2번가의 중앙쯤 사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과거에는 건너편에서 운영했는데, 맛집으로 유명해 지면서 건너편 넓은 곳으로 이전한 곳이다.

 

 

 

이미 인터넷에서 맛집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고, 많은 분들이 추천하는 음식이 갈치조림, 갈치구이, 성게미역국 등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추천하는 음식이니 그것들을 시켜 먹으려 했다. 그런데, 일행중에 제주도 '네거리식당'에 왔으니 갈치국을 꼭 먹어봐야 한단다.

 

'갈치국', 정말 이름만 들어도 비린내가 나는 듯 하고, 평생 먹어 본 적도 없고 해서, 그냥 성게미역국을 먹자 했지만 워낙 강하게 주장해서... 일단 갈칫국으로 주문했다.

 

갈치조림의 국물이 있으니, 갈칫국은 맛만보고 조림국물에 비벼 먹을 생각이었다.

 

 

 

주문한 갈치구이, 갈치조림, 갈치국과 더불어 밑반찬들이 차려졌다.

 

 

 

 

사실 칼칼한 갈치조림에 무슨 반찬이 필요하겠냐만은, 깔끔한 접시에 정갈하게 차려져 나온 반찬들은 대접받고 있는듯한 기분을 들게 해준다.

 

 

 

두툼한 갈치에 칼집을 넣어 그대로 구워낸 갈치구이와 매콤한 고춧가루 양념의 갈치조림의 등장에 식욕이 상승하며 침샘에서 침이 마구 분비되기 시작한다.

 

 

 

냄비에 자작자작하게 국물 있게 담겨져 나올 것을 기대했는데, 접시에 담겨져 나오다 보니 국물이 생각했던 것 보다 조금 적다.

그래도 매콤 칼칼해 보이는 양념 푹 베어 푹 삶아진 무와 두툼하게 살오른 갈치를 감상만 할 수는 없었다.

 

 

 

 

냉큼 한토막 들고와 해체작업에 돌입했다.

역시 제주갈치다. 갈치가 크니 가시를 발리는 일이 의외로 쉽다. 가시가 크니 젓가락으로 슥~슥 몇번 발리니 바로 살만 주르륵 골라진다.

 

 

 

밥에 얹어 양념국물과 함께 먹으니, 그맛이 일품이다.

고춧가루양념이 칼칼하며 깔끔한 맛을 낸다. 갈치도 싱싱한 녀석을 바로 조리했는지 살이 하얗고 부서지지 않으며 탱탱한 것이 입에서 싱싱한 갈치향을 느낄 수 있다.

 

갈치조림 하나로도 밥 한공기를 비울 수 있을 만큼 맛있다. 다른 반찬은 눈에 들어 오지도 않는다.

 

 

 

 

갈치조림에 넋을 잃어 소외되었던 갈치구이가 눈에 들어 온다. 미안하구나, 갈치조림이 너무 맛있었다.

 

갈치구이 한토막을 집어 다시금 해체작업에 들어갔다. 역시 해체작업은 순조로웠다.

 

해체가 끝난 순 살코기 한점을 입에 넣고 음미해 봤다. 그런데, 앞서 먹었던 갈치조림의 강한 맛에 입이 이미 길들어져 있는지 식감은 좋은데 조금 싱거운 듯 하다.

물로 입을 행구고 다시금 갈치구이의 맛을 음미해 본다. 역시 제주 갈치다. 해체작업할때는 탱탱해 보였던 갈치 살이 입안에서 사르르 부서지며 갈치 고유의 향을 내뿜는다.

 

 

 

일단 갈치조림 한토막을 접시에 킵해 놓고, 문제의 갈치국을 맛보기로 했다.

 

 

 

생각보다 비주얼이 너무 괜찮다. 싱싱한 배추사이로 보이는 갈치와 그 위에 포인트로 얹어 있는 주황색 호박이 깔끔하며 맛깔스러워 보인다.

비린내가 진동할 것 이라는 예상은 빗나갔다.

 

 

 

참 희안하기도 하지... 목포에서 새벽 갈치낚시를 하고 아침에 나오면 온몸에서 갈치 비린내가 진동을 했었는데...

갈치를 물에 담가 요리한 갈치국에서 비린내가 나지 않는다.

 

조심스럽게 국물을 한숫가락 떠서 입에 가져갔다. 맛의 신세계를 발견했다.

 

 

비릴 줄로만 알았던 갈치국은 생각지도 못했던 맛을 선사했다.

 

청량고추를 넣었는지 칼칼한 국물도 일품이고, 통통히 살이 오른 갈치를 국물과 함게 떠서 먹는 맛도 일품이었다.

 

갈칫국을 맛 본 이후로, 넋을 잃게 만들었던 갈치조림도 담백한 맛이 일품이었던 갈치구이도 시선에서 멀어져 갔다.

결국 밥은 갈칫국과 함께 모두 먹고 말았다.

 

제주도에서만 맛볼 수 있다는 갈칫국... 제주에 놀러가서 꼭 한번 맛봐야만 하는 최고의 음식이라 추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