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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견생활

[자니 동영상] 잠만 자는 강아지... 자니

by e마루 2011. 4. 15.
자니를 입양한 것이 2001년 4월이니 벌써 10년이 다 되어 가네요...
생전 처음 입양했던 강아지였기 때문에, 함께 살면서 참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아기때 생존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장염도 걸렸다가 건강하게 돌아왔고,
함께 전국 여행을 가서 호텔 들어갈때 배낭에 숨겨서 들어가기도 하고 온양온천에 가서는 대야에 물 받아 온천도 시키고, 땅끝마을까지 가서 배타고 섬에 들어가 보고, 더운 여름에 해수욕장도 가고...

자니와의 지난일들을 생각해 보면, 참 많은 일들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디카는 없이 캠코더만 있던 시기라 Tape만 남아 있지만, 캠코더에서 이미지를 뽑아 10년전 육아일기를 이제 써볼까 합니다...ㅎㅎ



어린시절부터 강아지를 너무 기르고 싶었습니다. 부모님의 반대로 한번도 길러 보지 못했기 때문에 더 그랬는지 모르겠습니다.
함께 이야기 하고 함께 산책하고 함께 잘 수 있는... 인간과 소통을 가장 잘 할 수 있는 동물이라 생각 했습니다.

결혼해서 분가한 뒤로, 슬그머니 잊혀졌던 강아지에 대한 욕구가 일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두렵기도 했지요. 강아지를 키우는 것은 애를 키우는 것과 마찬가지라 보통 책임감 없이는 키울 수 없으니까요...

하지만 머리속에 이미 기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와서, 길거리에서 마주치는 앙증맞고 귀여운 강아지들을 볼 때마다 점점더 기르고 싶다는 생각이 부담감을 가뿐히 눌러버리더군요...

결국, 강아지를 입양하기로 결심하고 입양할 강아지의 종류를 찾아봤습니다.

우선 계속 아파트 생활을 해야 하니, 좀 작아야 하고, 잘 짖지 않아야 하고...
털이 잘 안빠지는 종류 중에서...
너무 똑똑한 것 보다는 좀 멍청한 녀석이 좋고...
온집안에 영역표시(ㅎㅎ)를 못하게 하기에는 남자보다 여자가 좋고...

그래서 결정된 품종이 쉬츠였습니다. 강아지 중에서 다섯손가락 안에 드는 낮은 지능(ㅋㅋ)과 털이 잘 빠지지 않고, 크기도 작고 순하다고 기억되네요..

요즘이야 접종비만 내면 무료분양해주는 곳이 많지만, 그당시에는 애견병원도 아닌 애견샵에서 꽤 많은 돈을 내고 입양할 수 있었습니다.
몇 곳의 애견샵을 돌아다닌 끝에 정말 작고 선한 눈을 가진 아기 강아지를 입양했습니다.
손바닥 만한 녀석을 입양 받고, 집에 보금자리를 꾸몄습니다. 폭신폭신한 방석을 준비하고 엄마,형제들과 떨어졌으니 외로움 탈까봐 집안의 인형들을 주변에 놓아 친구 삼으라 했습니다.

그런데 이녀석... 방석이 포근했는지 마냥 자네요...숨 쉴때마다 배가 움직이는 걸로 보아 자는 것은 분명한데...
자도 자도 계속 잡니다.
하루 종일 잡니다. 쉬지 않고 잡니다.
배만 커졌다 작아졌다 할뿐, 움직이지도 않고 잠만 잡니다....
(참고로, 원래 생후 얼마 안된 강아지는 하루에 20시간까지도 잡니다...ㅎㅎ)

강아지를 입양했으니, 멋진 이름을 지어주어야 할텐데...얼굴좀 보구 이름을 지으려 했지만 이제는 머리를 박고 잡니다.
"아가~ 자니? 진짜 자니? 아직도 자니?" 하다가 결국 이름을 "자니"로 지었습니다.
이름을 짓게 된 계기는 좀 그렇지만, 괜찮은 이름인것 같네요... 자니(ZANI)! 괜히 영어이름 같지 않나요..ㅎㅎ

자는 녀석 깨워서 얼굴 좀 찍어 봤습니다. 정말 맑은 눈이기는 한데... 보고 있으면 졸음이 몰려 오는 눈을 하고 있네요...

이마의 선명한 흰색털과 까만코~~ 정말 미녀를 입양한 것 같아 뿌듯합니다..

그래도 언제나 졸린 눈...ㅎㅎ

처음에는 낯설어서 그런지 배를 뒤집고 자지는 않았었는데... 슬슬 적응이 되나 봅니다.
이제는 슬슬 뒤집어져서 자네요...
[2001. 4.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