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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여행/국내여행

[목포 #01] 목포의 5미 갈치조림를 만나다

by e마루 2012. 4. 16.

전국 각지에서 꽃 축제가 열리는 봄이 왔습니다.

서울에서도 꽃들이 피기 시작했으니, 남쪽지역은 더욱 만발 했으리라는 기대감으로 "목포 유달산 꽃 축제"를 다녀왔습니다.

 

운전을 하면서 부터 기차를 타본 기억이 없으니 벌써 10년 넘게 기차를 못 타 봤습니다...^^;;;

매년 가을마다 목포로 갈치낚시를 가지만, 이것 저것 짐을 챙기다 보면 결국 차를 가지고 갈 수 밖에 없었죠.

 

이번 목포 여행은 가볍게 꽃놀이를 위한 여행이라~ 평생 타본적 없는 KTX를 타고 다녀 왔습니다.

서울 촌놈이 KTX를 처음 타다 보니 신기하더군요...ㅎㅎ

 

아침 일찍 목포행 KTX를 타기 위해 용산역으로 갔습니다.

토요일 이른 아침이었지만, 꽤 많은 사람들이 용산역앞에 모여 있었습니다. 그동안 PC부품이나 카메라 용품을 사러 용산역을 와본적은 있지만, 외부에서 용산역을 바라본 것은 이날이 처음이었습니다.

유리로 근사하게 만들어진 용산역 앞에서 시간을 김밥과 커피로 아침을 해결하고 열차시간에 맞춰 역으로 들어 갔습니다.

 

처음 타보는 KTX...

입구에 열차표를 검사하는 검침원이 없습니다. 어라~?

누군가에게 물어 볼까도 했지만... 무식하다고 할까봐 그냥 사람들 따라 쫓아가다 보니.. 그냥 열차승강장에서 KTX를 바로 올라 탑니다.

어라~?

 

열차 입구에서도 표검사를 안하다니...

외국에서 지하철 표검사를 안하고 그냥 탈때 역시 선진국은 다르구나~ 했었는데...

우리나라도 진짜 선진국이 되었나 봅니다.

이 와중에 저는 "잘만하면 공짜루 여행다닐 수 있겠는데~"라는 후진국 국민적인 생각을 했다죠...ㅡㅜ

 

좌석을 찾아 앉으니, 앞쪽에 철도 이용이 환경에 좋다는 문구가 눈에 들어 옵니다.

기후변화 이야기 나온지 얼마 안되었지만, 어느새 실생활 전반에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자는 표어들이 자주 보입니다.

열차가 출발하자 마자 의자 눕히고 바로 취침모드~~

 

 

 

자는 것도 지겹다 싶을 때쯤 목포역에 도착을 했습니다~^^

용산역에서 목포역까지 3시간 20분~

목포역에서 나올때도 표검사를 안하네요...ㅎㅎ

 

꽃놀이를 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너무도 화창한 날씨... 하지만, 금강산도 식후경이라~~

꽃축제가 열리고 있는 유달산으로 가는 길목에 있는 초원음식점을 찾았습니다.

 

목포를 대표하는 5가지 맛을 5미라고 부릅니다.

1미는 홍어삼합, 2미는 민어회, 3미는 세발낙지, 4미는 꽃게살무침, 5미는 갈치조림...

목포의 5미라 불리는 갈치조림을 맛보기 위해 갈치조림으로 유명한 초원음식점으로 들어갔습니다.

 

 

목포역에서 유달산 쪽으로 가다보면, 550m 떨어진 곳에 초원음식점이 보입니다.

오래되 보이는 간판을 보아 꽤 오랜시간 갈치조림을 해온 집일꺼라는 막연한 기대감이...

가계 입구에 목포시에서 지정한 목포음식 명인의 집이라는 팻말이 붙어 있습니다.

일본의 라멘집 처럼 몇대에 걸쳐 맛을 유지하는 것인지는 모르지만, 왠지 "명인"이라는 단어에서 오래된 맛이 느껴집니다.

 

갈치로 유명한 집이라더니, 역시 갈치찜이 메뉴판 제일 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갈치조림으로 알았는데, 이곳에서는 갈치찜이라고 하나 봅니다.

1인분에 13,000원이면 싼건지 비싼건지...

 

목포가 바닷가 근처라 그런지 밑반찬들에 해산물이 많이 나옵니다.

바로 전주에 전북 한정식들을 맛보고 와서 그런지 상차림이 조금은 단촐해 보였지만, 목포도 전라도~ 기본 반찬이 16개면 결코 적지 않은 밑반찬이죠.

 

드디어 기다리던 갈치찜 냄비가 놓였습니다. 시뻘건 고추가루가 쌓여 있는 국물에 침이 고이기 시작합니다.

 

무엇보다 좋았던 건 켜켜이 쌓여 있는 통통한 갈치들~ 서울에서 갈치조림 시키면 갈치보다 무가 더 많았는데, 갈치로 꾸~욱 눌러 담아서 나왔습니다.

 

한토막 들고 와서 갈치 해체작업에 돌입했습니다. 부드러운 하~얀 속살이 참을 수 없게 만듭니다.

양념을 살짝 얹어서 밥과 함께 먹으면, 은은한 바다내음나는 매콤한 양념국물과 부드럽게 녹아 사라지는 갈치살이 입안 한가득 퍼집니다.

 

갈치 조림은 갈치도 일품이지만, 함께 조린 국물이 더욱 맛있는 것 같습니다.

서울에서는 갈치가 워낙 비싸니 가시 하나씩 발려가며 먹었지만, 푸짐한 갈치토목이 쌓여 있으니 대충대충 발려서 양념국물과 함께 밥에 쓱쓱 퍼 담아 비벼먹으니 어느새 밥한공기가 사라져 버리더군요.

 

 

밑반찬들을 보면 목포가 항구도시임을 실감하게 됩니다.

다양한 해산물들이 젓갈이나 조리되서 밑반찬으로 제공되네요. 바다의 향기를 상으로 옮겨 온 듯~ 특별한 양념 없이 해산물 그대로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반찬들이었습니다.

 

밥 한공기로는 부족한 갈치조림으로 배를 채우고, 꽃축제가 열리는 유달산을 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