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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여행/국내여행

[정읍] 봄을 맞기 위해 준비하는 내장산

by e마루 2012. 4. 5.

김제에서 한정식을 배부르게 먹고 간 곳은 정읍의 내장산~

내장산은 단풍으로 워낙 유명하기 때문에, 가을에는 와봤지만 다른 계절에 와본건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주차장에서 내려 올라온 도로를 보며, 가을에 얼마나 아름다울지 생각할 수 있습니다. 빨갛게 물들인 단풍으로 나무터널을 만들어 줄테니까요.

내장산 국립공원의 등산로는 최대 7시간짜리 코스가 있습니다. 시간 관계상 가장 가까운 벽련암까지만 올라가기로 했습니다.
국립공원 홈페이지에 다양한 시간별 코스를 볼 수 있으니, 가시기 전에 미리 확인해 보는 것도 좋겠죠.
내장산 국립공원 ==> http://naejang.knps.or.kr/main/main_park_naejang.do

주차장 근처에는 기념품가계가 소박하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몇몇 산들은 맑은 공기 마시러 왔다가 기름냄새와 막걸리 냄새로 기분이 나빠지기도 하는데, 이곳은 음식보다는 기념품 판매를 주로 하는지 별다른 냄새는 나지 않았습니다.

입구에 등산로 안내판이 있습니다. 가장 긴 코스는 내장사를 중심으로 원을 그리면서 산등성이를 타는 코스인가 봅니다.
케이블카도 있으니, 체력이 안되는 분들은 전망대까지 쉽게 올라갈 수도 있을 듯 하네요.

일주문에서 두갈래의 길이 나옵니다. 직진하면 내장사, 우측의 오르막길은 벽련암으로 가는 길입니다.

일주문에서 벽련암까지 800m네요. 몇분 걷지도 않았는데 주차장에서 벌써 100m나 올라왔다니...ㅎㅎ
이정도 속도면 벽련암 구경을 마치고 내장사까지 충분히 구경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천천히 유랑하듯 벽련암으로 향했습니다.

일주문까지는 보도블록으로 잘 정리되있던 길이 시멘트로 바뀌고 우측에 계곡이 나왔습니다.
낙하 방지석이라고 하기에는 귀여운 작은 돌들이 도로가에 고정되 있습니다.

굽이굽이 산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겨울동안 기다렸던 초록잎들이 슬그머니 드러낸 모습에서 봄이 오고 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토요일이었지만, 등산객이 많지는 않아 한적한 산길의 정취를 만끽하며 천천히 걸었습니다.

아래쪽 가지가 위쪽 가지에 가려 햇빛을 못받고 죽어 만들어 진다는 나무의 혹~
그동안 산을 다니면서 관심있게 보지 않았던 것인지... 벽련사로 가는 길에 유독 나무의 혹을 가진 나무들이 많은 것인지...

몸이 조금은 더워졌다 싶을 쯤, 높은 돌담이 나왔습니다. 벽련사의 돌담과 뒷쪽에 병풍처럼 펼쳐진 서래봉의 조화가 한몸을 이룬 듯 합니다.

 

돌담을 따라 가면, 벽련암으로 들어 갈 수 있는 입구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문이기도 하도 정자이기도 하며, 정자 밑의 계단을 통해 올라가야 사찰을 볼 수 있는...
호남지역에서 볼 수 있는 사찰양식으로 배웠던 것 같은 어렴풋한 기억이... 하지만 한국건축사를 배웠던 건 어~언 20년이 넘었으니..^^;;;

내장산에서 가장 경치가 좋은 곳에 새워졌다고 안내판에 적혀 있던 벽련사(백련사)...
풍수지리를 모르지만 그냥 봐도 뒤로는 기암절벽이 병풍처럼 감싸고 있고, 산아래 전경을 모두 볼 수 있는 위치에 자리잡은 것이 명당자리인 것은 틀림 없어 보입니다.

오랜만에 오는 산이라 너무 여유를 부렸나 봅니다.
벽련암을 둘러 보고 나니 출발시간이 20분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내장산까지 와서 내장사를 안갈 수도 없고...

뛰었습니다...^^;;;

일주문까지 단숨에 뛰어 내려와 내장사쪽으로 가다 보면 일부러 만들기도 힘들어 보이는 나무 터널이 있습니다.
나무들에 꽃이 피거나 단풍이 가득했다면 정말 장관이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내장사 사천왕문까지 달려 오다 보니 온몸에서 땀이 흐르네요. 경사가 있던 벽련암에 도착했을 때도 땀이 나지 않았는데...

 

 

 

여유롭게 내장사를 둘러 보고 싶었지만... 출발시간이 다 되어 가서 급하게 사진만 찍었습니다.
연등을 다시 다는 것인지, 아니면 걷는 것인지... 1/3정도만 연등이 달려 있는 것이 조금 아쉽더군요.

내장사를 찬찬히 둘러 보지 못한 아쉬움은 있었지만...
겨울동안 움츠렸던 몸속에 청량한 산속의 봄기운을 가득 담고 돌아올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