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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여행/국내여행

[봉화#03] 소복하게 눈덮인 운치있는 전통마을...해저 만회고택

by e마루 2013. 1. 4.

충재선생의 정신이 내려 오고 있는 달실마을을 떠나 향한 곳은 만회고택이 있는 해저리다.
해저리는 예전에 바다였다는 이야기가 있다. 예전에 땅을 팠더니 조개가 나왔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기도 한단다.
 
진짜 이곳이 바다속에 있던 마을인지는 알지 못하겠으나, 마을 이름으로 유추해 보면 실제 바다속에 있던 마을은 아닌가 보다.
옛 기록엔 해저리가 바라미로 기록되어 있다고 한다.
바라미 > 바라밑 > 바랄밑 > 바다밑 > 해저 의 과정을 거쳐 마을 이름이 바뀌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바라미는 넓은 벌을 앞에 둔 얕은 산이 있는 지형으로, 사람이 살기 아주 좋은 동네를 뜻한다.
 
봉화는 태백산맥이 흘러 내려오다 소백산맥과 갈라지는 사이에 위치한 고장으로, 뒤로는 산맥을 등지고 앞으로는 넓은 평야의 시작점이 되는 곳이다.
 
해저리는 그런 봉화 전체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는 좋은 지형을 가진 동네인가 보다.

 

 

봉화에는 유독 전통마을이 많은 것 처럼 느껴지는데...
개인적인 생각으로 워낙 산으로 둘러 쌓여 있다 보니, 외부와 교류가 그만큼 힘들었기 때문에 고유의 전통을 그대로 이어 올 수 있지 않았을까 한다.
 
지금이야 전국 어디든 몇시간이면 갈 수 있는 세상이지만, 예전에는 봉화를 오기 위해서는 험한 산을 넘어야만 했을테니 말이다.

 


해저리 고택촌에도 어김없이 하얀 눈이 덮여 지저분한 것을 모두 감춰 깨끗한 설날 카드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이곳 마을에는 두개의 우물이 있는데, 하나는 마을 어귀에 있고 다른 하나는 오늘의 목적지인 만회고택 바로 앞쪽에 위치하고 있다.

 

 

 

이제는 전통마을에서나 볼 수 있는 흙담길에 소복히 눈이 내려 더욱 정겨운 시골마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각지고 차가운 느낌의 벽돌이나 블록에서는 느낄 수 없는 투박하면서도 구수한 느낌의 흙담길을 따라 걸으며 동네를 둘러 보았다.

 

 

 

만회고택으로 가는길에 오래되 보이는 집이 있어 주인의 허락도 받지 않고 잠시 들어갔다.
 
겨울이라 그런지, 마을에 돌아다니는 사람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이방인의 발자국 소리를 경계하는지 집집마다 묶여 있는 강아지들의 짖는 소리만 들린다.
 
너무도 조용한 마을에 눈까지 내려 한걸을 내디딜때마다 뽀드득 거리는 눈밟는 소리가 마을 전체에 퍼진다.
그때마다 어김없이 짖어 주는 강아지들이 무섭다기 보다는 오히려 생기 있는 마을로 느끼게 해 주었다.

 

 

신년카드나 달력에서 봤을 법한 우물이 나왔다. 우물옆에는 수백년은 됨직한 오래된 소나무가 세월을 보여주는 듯 함께 서 있다.
만회 고택앞에 있는 우물은 아직까지 사용하는지 뚜껑이 열려 있었다.

 

 

 

조용한 전통마을의 눈덮인 길을 따라 가다 보니 어느새 만회고택에 도착해 있었다.
역사적인 의의와 경북지방의 'ㅁ'자 집 평면 배치법으로 지어진 주택인 만회고택에는 대문이 없어 보였다.
 
길과 바로 연결되어 있는 만회저택을 둘러보고서야, 'ㅁ'자형 주택이라 대문이 안쪽에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들어가 보이는 주택의 모습은 만회고택의 사랑채라고 한다.
세월을 품고 있는 주택의 모습이 너무 멋스러워서 밖에서 보이는 건물이 본채라고 생각했었는데, 밖에 노축된 것은 사랑채로 손님들이 묶어 가던 곳이다.
 
오래된 둥근 기둥이 눈에 들어 온다. 그당시 이런 둥근 기둥은 사대부 집에서나 사용할 수 있었던 기둥이다.
무척이나 넓어 보이는 툇마루가 인상적이다.

 

 

 

만회주택의 실재 대문은 굳게 닫혀 있어서, 안채를 둘러 보지는 못했다.

 

 

 

대문 틈새로 안채를 몰래 훔쳐 보았다.
마당 한가운데 눈덮인 장독대들이 과연 사람이 살고 있을까 하는 궁금증을 유발시켰지만, 훔쳐 보는 동안 안쪽에서의 인기척은 없었다.

 

 

만회고택은 1984년 1월 10일 중요민속자료 제 169호로 지정되었다. 조선 후기의 문신인 만회 김건수가 살던 집이다.
밖에서 보이는 사랑채인 명월루는 김건수가 지었으며 철종 1년에 대규모 수리가 있었다고 한다. 안채는 김건수의 6대조가 이 마을에 처음 들어와서 이곳에 살던 여씨에게 구입하였다고 한다.

 

혹시나 대문이 열려 'ㅁ'자형 주택의 모습을 볼 수 있을까 기대를 하기도 했지만, 결국 사랑채인 명월루만을 보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고택은 언뜻 보면, 그저 오래된 집으로 보이지만... 막상 자세히 뜯어 보면 각 지방마다의 특색과 집을 지은 사람들의 권세와 풍류를 담고 있다.
게다가 우리의 고택은 햇빛, 바람, 전망등 자연과의 조화를 중요시 생각했기 때문에 하나하나 뜯어 보다 보면 끝이 없는 것 같다.
 
해저 만회고택의 한국적인 미에 대해서 자세하게 설명된 곳이 있으니, 고택에 대해 좀더 알고 싶은 분은 읽어 보면 좋을 듯 하다.
 
http://terms.naver.com/entry.nhn?cid=371&docId=1529410&mobile&categoryId=13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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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 : 경북 봉화군 봉화읍 해저리 4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