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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여행/국내여행

[익산#02] ㄱ자 형태로 교회가 만들어진 이유... 두동교회

by e마루 2012. 12. 7.

종교의 자유가 있는 대한민국.

 

하지만 다양한 종교가 우리나라에 들어와 자리잡기까지 많은 희생을 치룬 것은 많이 알려진 사실이다.

 

익산에는 4가지 종교 유적지를 만나 볼 수 있다.

동양 최대의 사찰인 미륵사지, 원불교의 산 역사를 느낄 수 있는 원불교 익산성지, 한국인 최초의 신부인 김대건 신부가 첫 발을 내디딘 화산천주교회, 그리고 한국 기독교 사적지 제4호로 지정된 두동교회가 있다.

 

 << 두동교회 (Dudong Church) >>

 

1929년에 건립된 두동교회는 남녀유별의 사회상이 반영되어 있는 'ㄱ'자형 건물로, 양쪽을 잘 볼 수 있는 곳에 배치한 강대상을 중심으로 동서측에는 여자석을, 남북측에는 남자석을 두었으며 각각의 출입문을 두어 동선을 분리하였다.

한국 기독교 전파과정의 이해와 초기 개신교 교회건축연구에서 매우 중요한 건물이다.

한국 기독교 사적지 제 4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현재의 본당은 1964년에 새로 건축하였고, 2007년 예전의 종각도 복원하였다.

 

Founded in 1929, Dudong Church has a "ㄱ-shaped" building that is divided into q quarter for men and another for women, reflecting well the then social situation of distinction between the sexes. Viewed from the pulpit, the women's quarter is placed in east toward west while the men's quarter is in south toward north so that both quarters are within a good view from the pastor. Each quarter has its own exit in order to keep participants apart from each other.

This is a most singificant building for understanding the dissemination process of Chirstian beliefs in Korea as well as for studying church buildings in the beginning stage of Korean protestantism. The church itself is designated as historical site Korean Christianity No. 4 and its main building was newly built in 1964. The old bell tower was restored in 2007 as well.

 

 

청명하게 푸른 하늘 아래 붉은 벽돌에 뾰족히 서있는 교회의 첨탑을 보고 오래된 교회처럼 안보인다 했더니...

옆의 창고처럼 보이는 함석지붕 건물이 두동교회란다.

 

 

서울의 화려하고 거대한 교회를 봐오던 눈에는 과연 이것이 교회였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게 하는 소박한 모습의 두동교회.

"ㄱ"자 형태의 한옥에 나무로 만들어진 종탑이 정겹게 느껴진다.

 

 

 

 

지금이야 남녀가 유별하다고 하면, 석기시대 사람취급 받겠지만...

1920년대만 해도 아직까지 유교적 사상이 강했나 보다. 일제 강점기임에도 건물 자체를 남녀의 동선을 분리해서 만들었으니 말이다.

 

이 시대에 세워진 교회들은 'ㄱ'자 형태를 많이 취하고 있었으나, 현재는 전라북도 김제시 금산면에 있는 금산교회와 두동교회만이 "ㄱ자형 교회"로 남아 있다고 한다.

 

 

 

 

건물도 소박하니 정감있게 생겼지만, 외부에 있는 종탑도 왠지 정감이 간다.

우리나라 건축의 주요 재료인 목제로 만들어진 종탑은 흡사 옛 고성의 감시탑을 연상케 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원래 있던 종은 일본에 의해 없어졌고 2007년도 종탑 복원사업으로 다시 세워졌다.

관람객들이 직접 종을 쳐 볼 수 있도록 되어 있으나, 예배를 드리고 있는 시간이라 차마 종을 쳐보지는 못했다.

 

 

오래돼 보이는 처마와 나무 유리창에서 세월이 느껴진다.

서구식의 건물은 웅장하고 화려하지만 우리네 "정"이라는 것이 느껴지지 않고 거리감이 생기는데, 우리네 건물은 왠지 모를 정감이 있다.

 

 

내부에 들어서니 ㄱ자형 교회에서 어떻게 예배가 이루어졌는지 바로 알 수 있었다.

남녀 입구가 분리되어 있고, 교회에 들어와 앉아서도 서로의 얼굴을 볼 수 없는 분리된 공간...

두 공간이 만나는 모서리에 강단이 마련되어 있다.

 

두동교회는 1923년 선교사 해리슨의 전도로 처름 설립되었으나, 1923년 무렵 지금의 ㄱ자형 교회를 새로 지었다고 전해진다.

ㄱ자형 교회는 토착적인 자율성을 강조하는 네비우스 선교정책에 따라 개신교와 전통이 결합하면서 나타난 한국 교회건축의 독특한 유형이라고 한다.

남녀유별의 유교적 전통이 무너져 가는 1920년대에 ㄱ자형 교회 건립으로 남녀 유별의 전통을 보여주면서 남녀 모두에게 신앙을 전파하려 한 모습을 볼 수 있다.

 

 

강단에 마이크가 마련되어 있는 것을 보니, 단순한 유적지로 보존하고 있는 것이 아닌

예배를 보는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는가 보다.

 

 

강단 아래쪽 바닥의 마루를 들면 비밀스러운 공간이 나온다.

원래의 목적은 석탄과 같은 연료등을 보관할 목적으로 만들어졌다고 하지만, 교회로 피신온 사람들을 숨겨 주는 공간으로 활용되기도 했다고 한다.

 

 

 

 

한쪽에 자리하고 있는 두대의 풍금.

지내 온 세월탓에 완벽한 소리를 내지는 못하지만, 그 세월의 흔적으로 인해 교회를 더욱 정감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주는 듯 했다.